유현갑 케이스톤파트너스 대표
이 기사는 2016년 10월 04일 13: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케이스톤)는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유현갑 대표(사진)는 회계사 출신으로 KTB네트워크, 신한은행, 칸서스파트너스 등을 거쳐 2007년 케이스톤을 만들었다. 지금은 누적 투자 규모 1조 3500억 원을 넘기며 대표적인 중형 PEF로 성장했지만 케이스톤이 걸어온 길이 항상 순탄하지는 않았다.
유 대표는 케이스톤 설립 직후 2년이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유 대표는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하려 했지만 시장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시장이 위축되면서 펀드 조성이 무산됐다. 유 대표는 특수목적법인(SPC)를 활용한 부실채권(NPL) 투자, PEF 컨설팅 등으로 방향을 선회해 초기자본 확보에 주력했다. 유 대표는 2010년 자본금 50억 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유 대표의 본격적인 PEF 활동은 2011년에 시작됐다. 이듬해인 2012년 케이스톤은 금호그룹 패키지(금호고속 지분 100%·대우건설 지분 12%·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8%) 거래로 사모펀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케이스톤은 매년 PEF를 결성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 운용 중인 PEF 규모는 7220억 원 수준이다.
◇ 내년 상반기 5000억 블라인드펀드 조성 계획
유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50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블라인드펀드는 프로젝트펀드와 달리 투자자(LP)의 승인 없이 운용사(GP)의 결정에 따라 운용되는 펀드다.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LP가 자금을 내어줄 정도의 투자경력과 성과가 수반돼야 한다. 케이스톤이 지금까지 회수를 완료한 투자건(9건)의 내부수익률(IRR)은 31%에 달한다.
케이스톤은 과거에도 블라인드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다. 2014년 SG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한국성장금융의 재기지원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당시 케이스톤과 SG PE는 630억 원 규모의 ‘에스지케이스톤재기지원기업재무안정’ 펀드를 설정해 재영솔루텍, ASA전주, 우창공업, 인성글로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했다. 펀드금액의 80% 이상을 소진했다. 특히 재영솔루텍의 경우 투자 이후 주가가 상승하며 대규모 차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지난 8월에는 산업은행 PEF 위탁 운용사로 선정됐다. 산업은행은 케이스톤이 운용할 펀드에 1200억 원을 출자하게 된다. 유 대표는 산업은행의 출자금을 포함해 블라인드펀드 규모를 5000억 원까지 키울 방침이다. 금호그룹 패키지 투자 때와 맞먹는 규모다.
◇ 블라인드펀드 3가지 운용전략
유 대표는 내년에 조성할 블라인드펀드 운용전략을 3가지로 압축했다. 유 대표는 구조화금융 인수합병(M&A), 전략적투자자 동반 M&A, 지분분산기업 M&A에 3분의 1씩 투자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그동안의 투자경험을 통해 만든 케이스톤만의 운용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구조화금융 M&A는 주로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기업의 우량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면 한진해운의 벌크선 사업부 인수다. 이 과정에서 매도자가 우선매수권이나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매도자의 후순위 출자 유치를 통해 투자 안정성을 높인다. 금호그룹 패키지 딜에서 금호그룹에 금호고속 지분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대신 금호그룹으로부터 1500억 원의 후순위 출자를 받은 것이 좋은 사례다.
전략적투자자 동반 M&A는 중소·중견기업과 공동으로 회생기업 등을 인수하는 전략이다. 케이스톤은 2013년 골프존과 손을 잡고 회생기업 안성큐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경험이 있다. 중소·중견기업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성장을 위한 발판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회생기업 M&A가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하게 된다. 동시에 케이스톤은 동반투자를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분분산기업 M&A 전략에서 인수 대상은 기업회생, 상속 등의 과정을 거치며 지분이 분산돼 경영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는 기업이다. 케이스톤은 해당 기업을 인수, 효율성을 개선한 뒤 매각한다는 전략이다. 2011년 삼성전자에 성공적으로 매각해 IRR 20%를 실현했던 메디슨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 대표는 2006~2007년 메디슨 M&A 프로젝트 운용인력으로 참여한 바 있다.
유 대표는 “블라인드펀드는 케이스톤의 경영 이념인 성실, 인내, 혁신이라는 원칙으로 운용될 것”이라며 “PEF 투자를 통해 대기업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촉진시키고 중소·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창경 기자/ 송민선 기자